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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 노동자] 사적 대화 빌미로 계약 해지... 구제받을 수 있을까

작성자
nudge
작성일
2021-09-16 12:22
조회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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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강사 최유연(가명)씨는 온라인 강사 소개 플랫폼을 통해 일자리를 찾던 중 한 피트니스센터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게 됐습니다. 센터와 1년간 서비스 계약을 맺고 소규모로 센터 회원들을 지도하며 즐겁게 일하고 있었습니다.

3개월이 지난 시점 문제가 터졌습니다. 동료들과 센터 대표의 경영 방침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를 나눈 일이 대표의 귀에 들어갔습니다. 센터 대표는 다른 동료 직원들 앞에서 유연씨만 콕 집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유연씨는 여러 동료 직원들 앞에서 당한 수모에 심한 수치심과 억울함을 느꼈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센터 대표가 계약해지로 발생한 손실을 유연씨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겼다는 것입니다. 대표는 유연씨와의 계약해지로 인해 발생한 피해(강사 재위촉 비용 등)에 대해 배상하라며 유연씨가 지급받아야 할 임금에서 이를 공제하겠다는 것입니다.


일방적인 계약해지와 손해배상, 유연씨는 노동자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었을까요?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고용노동부와 상담한 유연씨는 자신이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들었습니다. 강사 소개 플랫폼을 통해 대표와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대등한 사업자인 만큼 근로자성이 의심된다는 것입니다. 유연씨가 다른 곳에서도 필라테스 강의를 제공하여 보수를 받는다는 사실 역시 근로기준법상 전속성(하나의 사업장에 종속된 정도)을 충족시키지 못하여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로 비칠 여지가 있었습니다.

결국 유연씨는 고용노동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민사소송을 통해 대표가 부당하게 공제한 보수에 대해 반환을 요구하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플랫폼 노동도 노동입니다

직업 소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 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 플랫폼 노동이 점차 우리 주변에 확대되고 있습니다. 유연씨 외에도 요가 강사, 꽃꽂이 강사, 학원 강사 등 강사 소개 플랫폼을 통해 구인과 구직이 활발하게 이뤄집니다.

그런데 유연씨와 같이 플랫폼을 이용하여 일자리를 구하고 서비스 계약을 맺은 경우에는 고용보험·산재보험·의료보험·국민연금의 4대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연차휴가나 1년 이상 근속 시 주어지는 퇴직금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기업과 고용관계를 맺고 하나의 사업장에서 오래 일하는 전통적인 노동자가 아니더라도 학원 강사처럼 사업주의 지휘·감독 하에 근로시간이나 업무 내용 등이 정해지고, 강의에 필요한 작업 도구나 비품을 제공받으며 사업장의 규정을 적용받는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또한 특정 사업장 외에 여러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특정 사업장에서 노동을 제공한 비중이 압도적이라면 겸직이나 부업이 꼭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판례 살펴보기]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출근시간과 강의시간 및 강의장소의 지정, 사실상 다른 사업장에 대한 노무제공 가능성의 제한, 강의 외 부수 업무 수행 등의 사정에다가, 시간당 일정액에 정해진 강의시간수를 곱한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았을 뿐 수강생수와 이에 따른 학원의 수입증감이 보수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학원의 담임강사 등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 2005두8436,  선고일자 : 2007-01-25)


따라서 유연씨의 경우에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사실상 노동자임을 주장할 수 있고, 고용노동지청에 사업주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이나 고소를 제기하여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유연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인정한다면 사적인 자리에서 나눈 대화를 빌미로 고용계약을 해지한 대표의 행위는 부당해고가 됩니다.

대표의 손해배상 요구 역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근로기준법은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이미 제공한 근로에 대한 임금은 전액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는 만큼 사업장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 노동자의 고의나 과실이 없는 한, 노동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만약 대표가 계속하여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임금을 공제하면 이는 임금체불이 됩니다.

유연씨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퇴사 후 14일 이내에 고용노동지청에 대표를 상대로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하고 노동위원회라는 행정구제기관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노동자인지 여부가 계약의 외관상 불분명한 플랫폼 노동자의 경우에는 적절한 구제 절차를 결정하고 관련한 입증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따라서 고용노동지청이나 노동위원회에 신청을 하기 앞서 노동권리 구제기관이나 노동단체의 법률상담과 지원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덧붙이는 글 | 불안정 노동자 사례는 서남권 서울시 노동자종합지원센터에서 발간한 <노동이 우리에게 와서: 불안정 노동 이야기>에도 실려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노총 부천상담소에서 제공한 사례와 민주노총법률원의 감수로 작성되었습니다.


부천상담소 플랫폼노동자 상담사례